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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지방의 향토요리로, 재칩국 또는 재치국이라고도 한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숙취 제거에 효과가 있어 해장국으로 좋다. 주재료는 재첩·다진 마늘·물·소금·부추 또는 실파 등이다.
과거 경상도 지역에서는 매일 새벽 “재첩국 사이소~” 우렁찬 소리를 내며 골목을 돌아다니는 재첩국 장수가 있었다 한다. 믿거나 말거나. 재첩국은 우리 조상들이 오래 전부터 먹어온 국으로 숙취해소를 위해 즐겨 먹어 온 식품이다. 재첩은 가막조갯과에 속하는 민물조개로 우리나라 섬진강 하류에서 특히 많이 나는 세모꼴 모양의 조개다. 소금을 넣어 간을 하며 손톱만큼 작은 조개에서 우러난 국물이 속을 쉬 풀어준다.

지친 속 달래주는 국물,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하랴
쪽파와 부추를 썰어넣고 고춧가루를 약간 넣어 끓이면 비린내가 줄어 맛도 담백해진다. 황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마늘, 파, 양파 등의 양념은 강한 냄새와 맛이 있어 비린내를 감소시킨다.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나 비타민 A의 함량이 적은 재첩은 비타민 A의 모체인 베타카로틴이 매우 많고 열에 잘 견디는 부추와 음식궁합이 가장 잘 맞는다. 재첩국은 5, 6에 먹는 제철 식품으로 메티오닌 등 필수 아미노산 성분이 풍부하고, 특히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 간을 보호하고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부추와 최고의 식궁합, 회･부침 요리도 인기
재첩 회나 덮밥, 부침도 그 맛이 일품이다. 재첩회는 배를 채썰어 넣고 부추와 봄동, 양파, 달래와 함께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고 밀가루와 반죽하여 지저낸 재첩전 등도 별미다. 재첩국 조리법은 간단하다. 먼저 재첩을 소금물에 담가 해감시킨 후 바락바락 문질러 깨끗이 씻는다. 찬물에 재첩을 넣고 약한 불에서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찬물을 반 컵 정도 넣고 다시 끓인다. 끓일 때 생기는 거품은 걷어낸다. 재첩은 건져서 헹구고 국물은 면보에 거른다. 걸러낸 국물을 냄비에 담아 끓이며 재첩과 부추나 실파, 다진 마늘을 넣는다.

재첩? 물론 좋다. 하동에 가면 당연히 재첩국을 거르면 안 된다. 그 다음은? 당연 참게가리장이다. 하동의 특산물인 참게를 통째로 갈아 곡물가루와 함께 걸쭉하게 끓인 향토음식으로 맛의 깊이가 남다르다.
참게가리장은 힘든 시기에 주로 먹었던 음식이다. 참게 1~2마리에 밀가루를 풀고 갈아서 죽처럼 먹었다. (밀가루는 옛날에만 풀었다.) 소량의 원재료를 대량으로 만들어 여럿이 나눠 먹었다. 요즘은 밀가루 대신 찹쌀가루와 들깨가루, 햅쌀가루 등을 사용한다. 참게가리장에는 방아잎이 들어가는데 특유의 강한 향 탓에 호불호를 탄다. 참게는 보므 가을에 잡는데 가을 게가 실하다. 밥이랑 비벼먹기도 하지만 그냥 먹기도 한다.

음식 귀한 시절 배 불리러 먹던 요리가 보양식으로
섬진강의 ‘참게’ 하면 알만한 미식가들은 입맛부터 다신다. 특히 하동 참게는 바닷물과 만나는 민물 지역이기 때문에 참게의 비린 맛이 약하고 게의 감칠맛이 강하다. 모든 이가 감탄하는 명품 게맛이다. 참게는 대나무 작대기로 강 바닥을 밀면서 가는 작은 조각배를 타고 나가 섬진강변을 따라 쳐놓은 통발들을 걷어 올리며 채집한다.
섬진강 참게 요리로는 걸쭉하게 끓여낸 참게탕도 좋다. 음식이 귀했던 시절 적은 양의 참게를 넣고 밀가루를 풀어 만들던 참게가리장, 이제는 몸에 좋은 찹쌀가루, 들깨 등 8종류의 곡식을 넣고 끓인 보양식으로 변신한 음식이다.

섬진강 참게의 제철은 5~6월
참게탕과 마찬가지로 걸쭉한 국물, 고소한 곡물과 함께 통째로 갈아넣은 게의 감칠맛이 깊게 우러난다. 한번 참게가리장을 맛봇 사람이라면 쉽게 그 맛을 잊지 못해 꼭 다시 찾는다고 한다.
레시피는 간단하다. 맛의 비법은 재료의 싱싱함에 있다. 제철 채소와 제철 참게, 직접 말린 우거지가 맛을 좌우한다. 섬진강에서 나는 참게를 ‘동남참게’라고도 부른다. 가을이 제철인 임진강 참게와는 다른 종이다. 임진간 참게의 제철은 가을인데 동남참게는 여름에 산란하기에 5~6월이 제철이다. 요즘은 양식업과 보관법이 발달해 연중 어느 때든 알이 가득 차 있는 참게를 만날 수 있기는 하지만 가을 여행지로 하동을 택한다면, 참게가리장이 근사한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