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과 공룡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공룡엑스포, 공룡테마파크, 공룡박물관…… 등. 공룡발자국이 발견되어 유명한 곳이란 건 알았지만 어딜 가나 공룡이 빠지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공룡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공룡전문박물관이다. 흥미 위주의 관광지가 아니라 공룡에 대해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알 수 있는 곳이다. 공룡 발자국이 선명히 남아있는 상족암군립공원에 접해 있어 박물관에 가는 내내 바다를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가로수가 드리워진 꼬불꼬불한 길 끝에 공룡박물관을 만난다. 입구에서부터 대형 공룡 모형이 반기더니 전시실로 들어가는 길목에도 다양한 공룡 모형이 상세한 설명과 함께 줄지어 서 있다.
공룡박물관 내부는 크게 3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서는 공룡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제공하고, 2층에서는 고성의 공룡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룡전문박물관에 왔으니 1층부터 속속들이 살펴보자.
제일 먼저 중앙홀에서 거대한 공룡 모형을 발견한다. 생생한 공룡의 전신골격 위로 익룡이 날아다닌다. 과거의 흔적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제5전시실에 들어가니 보다 생생한 공룡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곳은 화석전시실로 고대의 지구 생물들을 화석으로 만나볼 수 있다. 선캄브리아대,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라는 이름도 생소한 과거의 흔적들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바로 옆 제4전시실
고성의 공룡발자국이라는 주제의 제2전시실에서는 왜 고성에는 공룡의 발자국이 많이 발견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된다. 이론에 따르면 공룡이 밟고 지나간 해안의 지층이 해수에 씻겨지면서 공룡시대의 발자국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한다. 해안의 지층과 공룡 발자국을 잠시 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 원리는 한층 흥미롭게 다가온다.
전시관 너머 상족암에 가면 선명한 공룡 발자국을 볼 수 있다. 영상실에서 디노 어드벤처라는 3D 입체 영상이 상영중이지만 실존하는 공룡 발자국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곧장 상족암으로 향한다.
전시관에서 공룡에 대한 이론을 훑었다면, 이제 온몸으로 체험할 차례다. 전시관을 나서자마자 공룡체험장이 나온다. 공룡비누 만들기, 공룡찰흙 찍기 등이 가능하다는 말에 이끌려 체험장에 들어섰다. 형형색색의 공룡비누가 가득하다. 소정의 체험비만 지불하면 암모나이트 화석이나 바람개비 등도 만들 수 있다.
체험장 밖으로는 규모가 제법 큰 공원이 형성돼 있다. 이곳에도 대형 공룡 모형이 빠지지 않는다. 여러 명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 뒤로 놀이터, 옆으로 편백숲이 펼쳐져 있다. 바닷가 가까운 쪽에는 트리케라톱스 공룡을 찾는 미로공원과 여름철 분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바닥분수가 있다. 어린 아이들이 놀이터와 공원에서 뛰노는 동안 어른들은 피톤치드 성분이 솟는 편백숲을 한 바퀴 거닐고 오는 식이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은 이유도 가족 구성원 개개인을 위한 배려가 세심하기 때문이다.
전망대와 토피어리동산을 지나 상족암으로 향한다.
상족암군립공원은 공룡발자국이 남아 있는 상족암을 비롯해 고성공룡박물관과 일대 산책로를 모두 포함한다. 상족암에 가기 전, 재미를 배가 시키려면 이름의 유래를 아는 것이 좋다. 상족암은 해신작용으로 인해 몹시 특이한 절벽 모양을 하고 있다. 모양이 밥상다리를 닮았다고 하여 쌍족 또는 쌍발이라고 불리던 것이 상족암으로 정착했다. 경사진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남해가 넘실거리는 상족암이 모습을 드러낸다.
상족암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공룡 발자국 찾기다. 사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수만 2,000여 개가 넘는다. 게다가 상족암 입구 표지판에서 공룡 발자국의 위치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전시관에서 학습했던 모습 그대로, 발자국이 선명하다.
상족암은 공룡 발자국 외에도 바다와 어우러진 기암절벽의 절경이 눈을 떼지 못하게 사로잡는다. 누구라도 절벽의 계곡 사이로 들어가거나 각도를 바꿔가며 연신 사진을 찍게 된다. 충분히 경치를 즐겼다 싶을 때쯤 공룡 발자국이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냄비 뚜껑만한 발자국이 바닷가를 향해 길게 뻗어 있다. 하나가 아닌 무수한 발자국을 통해 옛 공룡시대 고성에서는 공룡들이 집단으로 생활하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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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8-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