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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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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향기가득한 남해5味

시원하고 개운한 맛 남해 물메기탕

남해 동남쪽 끝 미조항은 산에 둘러싸여 움츠리고 앉은 섬마을입니다. 미륵이 도운 마을이란 뜻을 가진 미조항은 작은 섬 16개가 떠 있는 앞바다 와의 절경 덕분에 남해안의 베니스라 불리기도 합니다.

미조항과 남해 전역에서는 겨울의 별미 물메기탕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바다 전역에서 나는 물메기는 곰치, 물텀벙 등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릅니다. 남해에서는 바다에 사는 메기라고 하여 '물메기' 라고 부릅니다. 물메기탕의 조리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강원도 삼척에서는 묵은지를 넣어서 끓이고 동해와 강릉에서는 칼칼한 매운탕처럼 끓입니다. 그렇지만 물메기의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다른 조미료 없이 무와 대파 그리고 소금과 간장만으로 맑은 탕을 만들어 먹는 남해의 조리법을 선호합니다. 시원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생선을 굳이 맵게 하여 자연의 맛을 버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물메기는 지방 함량이 낮고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 해서 담백한 감칠맛을 내는 최고의 생선입니다.

물메기의 진미는 껍질에서 우러나오는 향과 맛, 그리고 국물의 개운함에 있습니다. 개운하고 뜨거운 국물로 먼저 입가심을 한 후 뽀얗고 부드러운 살을 먹으면 남해의 진미, 물메기탕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조항의 물메기탕이 유독 맛있는 이유는, 반드시 살아있는 상태에서 물메기탕을 조리하기 때문입니다. 오랜 역사만큼 독특한 조리법을 자랑하는 남해 물메기탕. 고려시대 왜구를 물리친 최영 장군의 혼이 살아 숨 쉬는 미조항에서 역사와 음식 그리고 아름다운 남해의 경치를 즐겨보세요.

청정한 바다의 맛 가득 채운 남해 생선(우럭)미역국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남해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어획된 수산물은 향토음식 개발에 시발점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개발된 남해의 다양한 향토음식 중에 생선미역국이 있습니다. 감성돔과 광어 그리고 도다리 등 살아있는 생선을 넣고 끓여 만드는 미역국은 예전부터 산후 회복식으로 남해에서 유명했습니다. 육지에서는 잉어 같은 민물고기를 고아서 보양식으로 먹었지만 섬에서는 바다 생선으로 미역국을 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생선으로 끊여도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생선미역국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우럭으로 끓인 미역국입니다. 바다의 채소로 불리는 미역과 국민 횟감 우럭의 조합으로 탄생한 미역국은 남해군 수협위판장이 위치한 창선면 단항 지구의 대표 먹거리입니다. 그래서인지 삼천포와 남해를 잇는 연륙교를 지나 도착할 수 있는 단항에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횟집들이 가득합니다.

남해의 숱한 어촌 중 단항의 음식점들이 우럭미역국을 가장 잘 끓이는 이유는 딱 두 가지입니다. 첫째, 남해군 수협 위판장에서 낙찰받은 자연산 우럭, 둘째 강진만에서 바로 채취한 신선한 미역입니다. 남해의 청정 우력과 미역을 바로 조리하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 높은 신선도를 자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조항같이 큰 항구는 멸치잡이에 유리한 해협을 가졌지만, 단항의 강진만은 해협이 좁기 때문에 미역이 많이 납니다. 그렇게 직접 따온 싱싱한 미역을 머리 크고 뼈 굵은 우럭과 함께 끓였으니 맛이 깊고 진할 수밖에요. 회와 찜으로만 경험할 수 있었던 우럭의 흰 살이 미역과 합해지면 야들야들 식감도 좋습니다. 껍질과 함께 우려냄에도 비리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는 최고의 보양식입니다.

남해 명물 죽방멸치회무침&멸치쌈밥

남해의 명물로 유명한 죽방렴은 남해군 삼동면과 창선면 사이 지족해협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울타리처럼 촘촘히 서 있는 V자 모양 대나무 방죽이 바로 죽방렴입니다. 조수 간만의 차이가 크고 수심이 얕은 곳에 설치되는 죽방렴은 다른 지역에서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해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우리 전통의 어로법입니다.

육질이 단단하고 비린내가 적기로 유명한 죽방멸치가 특별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죽방에서 잡히는 멸치는 끓는 물에 즉시 삶아야 합니다. 최대한 단시간에 작업해야 멸치 본연의 모양과 고유한 맛을 지켜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멸치구이는 꽁치를 굽듯 소금을 뿌린 뒤 화롯불에 굽습니다. 지글지글 기름기를 잔뜩 머금은 채 구운 멸치는 자연 그대로의 향과 맛으로 기가 막힙니다.

멸치회무침 역시 입 안에서 사르르 녹습니다. 남해 죽방멸치는 워낙 싱싱하고 커서 횟감으로 딱입니다. 남해 사람들은 이런 죽방멸치를 깔끔하게 손질한 뒤 막걸리로 헹굽니다. 토실토실한 멸치 대가리와 뼈를 분리하고선 조물조물 채소와 초고추장에 버무려 만든 것이 멸치회무침입니다. 매콤한 초고추장과 아삭한 채소 그리고 야들한 멸치회의 조합은 계절의 향을 절로 느끼게 해줍니다.

멸치쌈밥은 남해의 대표 먹거리로 이미 전국적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멸치쌈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멸치를 두세 번 분지른 뒤 양념이 밴 살을 국물과 밥에 비벼 먹는 것입니다.

유자 향 가득 남해 노량마을 해초회덮밥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와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를 연결하는 남해대교는 현존하는 대한민국의 가장 오래된 현수교 입니다. 바로 이곳이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 노량해전이 벌어졌던 해협입니다. 충무공 이순신의 마지막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설천면의 노량리 역시 바다를 품고 있어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합니다. 그중에서도 해초회덮밥은 남해군에서 외식산업 발전 및 음식문화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탄생시킨 노량리의 대표 음식입니다.

노량리의 해초회덮밥이 특색 있는 이유는 유자초장 소스를 적용했다는 점입니다. 남해의 특산물인 유자는 비타민 B와 당질, 단백질 등이 다른 감귤류보다 월등하고 비타민 C가 레몬보다 3배나 많이 들어있어 감기와 피부미용 그리고 피로회복에도 좋습니다. 그렇기에 유자초장 소스는 건강은 물론 유자 특유의 향을 덮밥에 입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흔적과 싱싱한 해조류와 생선회 그리고 유자초장 소스로 탄생한 해초회덮밥을 만날 수 있는 남해 설천면 노량리는 교훈과 건강을 선물해주는 시골마을입니다.

매콤칼칼 남해 가천다랭이마을 갈치조림

미국 CNN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 TOP3에 뽑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가천다랭이마을은 바다를 끼고 있지만 배 한 척 없는 마을입니다. 마을이 해안절벽을 끼고 있기에 선착장 하나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마을 주민들은 척박한 땅을 개간하고 농사를 지어 초록 물결 일렁이는 마을로 성장시켰습니다.

한편, 남해군은 남해 다랭이지구의 대표 먹거리로 '갈치조림'을 선정하였습니다. 요즘 '금갈치'로 불리는 귀한 생선 갈치는 사실 40년까지만 하더라도 사시사철 밥상 위에 오르는 흔한 생선이었습니다. 형태가 칼과 같이 생겼다는 데서 유래된 갈치는 보통 구이나 조림으로 먹습니다. 특히, 매콤한 양념장을 뿌려 끓인 갈치조림은 밥도둑입니다. 매운맛과 달짝지근한 맛이 깊게 어우러진 것이 밥 비벼 먹기 딱 좋기 때문입니다.

다만 가시를 발라 먹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문제점이 있습니다. 갈치의 양쪽 가장자리를 조심스럽게 떼어낸 뒤 천천히 살을 발라 먹는 인내심은 갈치조림에 필수입니다. 몸통만 남은 갈치의 뼈와 살을 젓가락 끝으로 살짝살짝 들춰 온전하게 분리하는 순간이 식사의 묘미이기 때문입니다.

남해인들의 억척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들쭉날쭉 계단식 논에서 조상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주민들은 구불구불 가천다랭이마을 논두렁 풍경처럼 인심이 좋습니다. 나물 캐는 봄, 바짓가랑이 걷어붙이고 손 모내기하는 여름, 참게 잡고 감성돔 낚는 가을, 저무는 태양에 한 해의 소원을 빌고 싶은 겨울, 파도 소리를 벗 삼아 새참을 즐기는 하루를 보내고 싶은 사람은 남해 다랭이마을로 떠나보세요.

최종수정일 :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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